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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랑하는 것은 (박경옥)

AKM 겨울나그네 2021. 12. 28. 19:31

숲속에 사는 바람이고 싶었습니다

그대 거기 서서 날 기다린 것처럼

당신에게로 달려가 기억속의 그 눈물

산 벚꽃 하얀 잎으로 덮어주고 싶었습니다

떨고 있는 어깨 위로

가만히 지나가고 싶었습니다

그러나 사랑하는 것은

사막 한 가운데 모래바람 무수히

벽처럼 뿌려지는 언덕에서

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일입니다

별이 지는 새벽하늘에

붉은 꽃 한 송이 남겨놓고

눈물나게 그리운 가슴만 들여다보는 일입니다

언젠가

사막이 바다가 되는 날 아침

차마 하지 못한 간절한 말은

붉은 빛으로 하늘에 피어날 것입니다

그리운 이여 그때까지

(좋은글/ 좋은생각 내용 중에서)