살았을 때의 어떤 말보다
아름다웠던 한마디
어쩔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
그 말이 잎을 노랗게 물들였다
지나가는 소나기가 잎을 스쳤을 뿐인데
때로는 여름에도 낙엽이 진다
온통 물든 것들은 어디로 가나
사라짐으로 하여
남겨진 말들은 아름다울 수 있었다
말이 아니어도, 잦아지는 숨소리
일그러진 표정과 차마 감지 못한 두 눈까지도
더 이상 아프지 않은 그 순간
삶을 꿰매는 마지막 한땀처럼
낙엽이 진다
낙엽이 내 젖은 신발창에 따라와
문턱을 넘는다, 아직은 여름인데
(좋은글/ 좋은생각 중에서)
'캘리그래피 모음' 카테고리의 다른 글
나의 사랑하는 자에게 (조병화) (0) | 2022.01.29 |
---|---|
지금은 그리움의 덧문을 닫을 시간 (류시화) (0) | 2022.01.20 |
나이가 가져다 준 선물 (0) | 2022.01.01 |
촛불 켜는 밤 (이해인) (0) | 2021.12.29 |
한 번은 원하는 인생을 살아라. (윤태성) (0) | 2021.12.17 |