아름다운 詩

1월의 기도 (윤보영 시인)

AKM 겨울나그네 2015. 1. 2. 21:28

     사랑하게 하소서

     담장과 도로 사이에 빈 들꽃이

     비를 기다리는 간절함으로

     사랑하게 하소서

 

     새벽잠을 깬 꽃송이가

     막 잎을 터뜨리는 향기를

     사랑하게 하소서

 

     갓 세상에 나온 나비가

     꽃밭을 발견한 설렘으로

     사랑하게 하소서

 

     바람이 메밀꽃 위로

     노래 부르며 지나가는 여유로

     서두르지 않는 사랑을 하게 하소서

 

     내가 더 많이 사랑하는 그게

     더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고

     늘 처음처럼, 내사랑이

     마르지 않는 샘물이 되게 하소서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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