아름다운 詩

그 해 여름 (고증식)

AKM 겨울나그네 2022. 6. 18. 10:52

하교길 십리 길에

타박타박 사립문 들어서면

아버지 훌쩍 앞산에 들어

청마루엔 땡볕이 혼자 놀고 있었다

오늘도 밭고랑에 머릿수건으로 엎드렸을

엄마, 불러 보지만

매미소리 물고 간 토담 위로

호박잎만 하염없이 늘어져 있다

꿈결을 타고 오르던 밀잠자리 떼

울음 끝에 놀라 눈을 뜨면

어느새,

산그림자 그윽한 눈길을 내려

서늘한 이마를 짚고 있었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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