아름다운 詩

여름 밤의 오선지 (이훈식)

AKM 겨울나그네 2022. 8. 1. 19:20

높은 별자리

다 장조

바람은 여리게

성산 마루에 걸터 앉은 달빛 내려와

논배미마다 선을 긋고

떨어져 내린 별을 줏으며

마디마디 숨표를 찍던 맹꽁이

첫음을 잡는다

낮은 음에 이음줄 잡는 뻐꾸기

동구 밖 소식 전하는데

봇물 넘치는 음율에 감정 풀린 개구리

휘몰이 장단에 빠져들고

오늘도 만나지 못한 걸음에

꼬리표 달던 소쩍새는

되돌이표 없는 오선지에다

4분의 3박자 울음을 적는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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