아름다운 詩

가을편지 (나호열)

AKM 겨울나그네 2022. 9. 30. 22:42

당신의 뜨락에 이름모를 풀꽃 찾아왔는지요

눈길 이슥한 먼 발치에서

촛불 떨어지듯 그렇게 당신을 바라보는 꽃

어느 날 당신이 뜨락에 내려오시면

이미 가을은 깊어

당신은 편지를 읽으시겠는지요

머무를 수 없는 바람이 보낸

당신을 맴도는 소리죽인 발자국과

까만 논동자 같은 씨앗들이

눈물로 가만가만 환해지겠는지요

뭐라고 하던가요

작은 씨앗들은

그냥 당신의 가슴에 묻어두세요

상처는 웃는다 라고

기억해 주세요

당신의 뜨락에 또 얼마만한 적막이 가득한지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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